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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듯이 풍부하게, '흙, 선, 결'의 칸타빌레
동양적인 주제로 서양의 조형 어법을 넘나드는 세 명의 작가
인간 본질의 이야기와 가장 근원적 의미, ‘경계’에 대한 통찰
서초구 방배동에 소재한 갤러리엠나인(Gallery M9)의 기획전 Arioso 展 <흙, 선, 결 칸타빌레>가 3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흙, 선, 결'을 각각 의미하는 채성필, 서정민, 한홍수 3인의 순수한 인간 본질의 이야기와 가장 근원적인 의미, ‘경계’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전시는 동양적인 주제로 서양의 조형 어법을 넘나드는 세 작가의 추상적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전시 이름인 Arioso(아리오소)는 프랑스어로 ‘음악’ 이라는 명사와 부사로는 ‘유려하게’ ‘서정적으로’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독일어로는 '노래하듯이 풍부하게'을 의미하는 '칸타빌레'를 뜻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흐의 ‘칸타타’(BWV 156.)는 Arioso의 원곡이기도 하다.
세 작가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흙' 채성필(b.1972) 작가는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흙이라는 가장 본질적이고 순수한 재료로 태초의 자연을 화면에 담아낸다. 채성필 작가의 작업에서 흙은 어머니이자 자연을 비추는 우주이며 동서양을 관통하는 근원적 아름다움이다. 흙과 같은 다양한 광물질의 물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천연 재료를 안료로 사용하는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자연이 가진 현상을 땅의 역사와 물의 흐름으로 발현시키고, 달을 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흙으로 채운 ‘경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채성필 작가는 2003년 도불해 고흐의 무덤이 있는 오베르 쉬르 우와즈 (Aubers-sur-Oise) 마을에 정착해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 화단에서 일찍이 주목을 받으며 국제적 작가로 활동해 왔다. 뉴욕과 두바이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이어가며 유럽 왕실을 비롯해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 파리시청, 국립현대미술관, 영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두 번째로 서정민(b.1961) 작가는 우리의 정서가 베인 한지를 소재로 '선'이라는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 작가는 유가, 도가 등 동양의 고전이 기록되었던 서지를 팽팽하게 말아 칼로 자르고 수많은 한지 토막으로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작은 토막들의 단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글의 흔적이 선으로 나타난다. 글이 잘려 선으로 변환되는 지점에서 ‘무심’, ‘순환’, 선들의 여행’, 그리고 마침내 ‘경계’를 의미하는 ‘선’으로 이른다. 이때의 경계는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관찰자 관점에서 의미하며, 그동안 작품에서 선들의 여행은 지금의 ‘선’으로 응축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서정민 작가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Palazzo Bembo)을 비롯하여 독일과 런던, 뉴욕, 파리, 바젤, 헝가리, 싱가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이어가며 서울 종이나라 박물관, 한국 전력공사, 서울시립미술관, 취리히, 대만, 미국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소장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결’의 화가 한홍수(b.1959) 작가는 양의성을 지닌 예술철학으로 자연과 사람, 동양과 서양,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소통하는 치유와 자연적 심상을 화폭에 담아낸다. 작가는 명상을 통해 몸의 힘을 빼고 엷게 반복적으로 무중력 상태에서 붓이 가는 대로 캔버스를 채워 간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 캔버스를 채우는 먹과 유화, 아크릴 물감은 고요하면서도 그 속에 존재하는 역동성을 드러낸다. 양의성을 지닌 예술 철학의 관계적 ‘경계’ 이자 시각적 언어라 할 수 있다. 보는 이에게 각자의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관람자에게 참여의 의미를 부여한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한홍수 작가는 1992년 도불하여 베르사이유 보자르와 독일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재불 소나무 예술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프랑스 파리를 기점으로 유럽, 뉴욕,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파리 유네스코 70주년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60회에 이르는 주요 개인전 및 미술관 전시를 개최했고 2019년 부터 현재까지 영은 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해있다.
한편 갤러리 엠나인은 "흙, 선, 결. 칸타빌레를 통해서 채성필, 서정민, 한홍수 작가의 작품세계를 안락하지만 변주를 꾀하는 바흐의 곡처럼 형식적으로 유기화되지 않은 유려한 철학의 메세지를 선사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해당 전시는 갤러리 엠나인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출처: anewsa.com/detail.php?number=2758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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