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수준 높은 미술이나 전시, 음악 등을 일컫는 예술이 살갑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을 향한 욕구 내지는 관심을 가진 이들은 많다. 자주 즐길 수는 없더라도 개취라 부르는 취미로 또는 가끔씩 떠나는 여행지에서 즐기는 대안으로 만족하기도 한다.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호텔업계도 예술을 접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축가와의 만남부터 미술품 전시까지 최근 주요 호텔이 선보이고 있는 아트 호캉스 스폿 7곳을 소개한다.10년만의 재회…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롯데리조트제주 아트빌라스는 오픈 당시 총괄기획자였던 건축가 승효상과 10년만에 재회한다. 이를 기념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아트빌라스는 승효상 블록 객실과 프라이빗 건축투어, 스페셜 다이닝, VIP차량 서비스 그리고 승효상 싸인북을 포함한 ‘승효상 프라이빗 건축투어 패키지’를 4월 22일 오직 하루 1팀만 한정해 선보인다. 건축가 승효상이 직접 하루 동안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과 함께 리조트를 시작으로 제주 도내 건축 관련 공간들을 방문해 도슨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또한 해당 패키지에는 제주도를 자주 방문하는 승효상 본인이 직접 선정한 맛집에서의 식사와 맥주를 포함하며, 작가이기도 한 그의 저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친필 싸인북도 증정한다.
승효상과 함께 하는 건축투어는 비록 단 하루이지만 투숙객들의 아쉬움을 달랠 정기 건축투어 프로그램 또한 준비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매주 일요일 5시간의 원데이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승효상 건축투어’는 승효상 건축가가 직접 기획하고 그의 제자인 양현준 건축가가 도슨트를 맡는다. 해당 상품은 현재 롯데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승효상은 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중 한명으로, 2012년 그의 동료이자 세계적인 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 켄고 쿠마와 함께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부지에 아트빌라스를 완공한 바 있다.호텔과 전통 예술의 만남…경원재 앰배서더 인천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건축에 참여한 대한민국 명장의 손길이 닿은 곳을 호텔 이용객 및 방문객이 쉽게 둘러볼 수 있도록 지도를 제작했다. 지도를 보며 전통 건축과 호텔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주요 건축 양식대로 지어진 경원재는 5명의 대한민국 명장이 건축에 참여해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재현해 냈다. 전체 목공사를 맡은 최기영 대목장은 가장 품질이 좋다는 영동지방 목재를 하부재로 사용해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였고, 목재의 색감과 갈림 등이 전통한옥의 분위기를 연출했다.건물 외관의 옻칠을 진행한 김성호 명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의 깊이감이 더해지는 옻칠 기법으로 한옥 호텔 외관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기와잇기를 담당한 중요무형문화재 이근복 번와장은 전통 번와 기법을 사용하여 전통 건축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인 곡선의 미를 살렸다.전통 가구 제작에는 임충휴 칠기 명장이 참여했다. 대연회장 로비 벽면에 장식된 가로 4m, 세로 2m 크기의 대형 나전칠기 작품 ‘일월오봉도’를 제작해 오색영롱한 나전과 옻칠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호텔 객실의 문과 문틀을 담당한 가풍국 전통창호 명장은 소박하면서도 정감미 있는 전통 창틀로 편안한 객실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현대식 객실 문에 전통 문양을 가미해 전체적인 전통미와 조화를 이루게 했다.자연과 예술의 조화…메이필드호텔 서울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아름다운 정취뿐만 아니라 가치적으로도 의미 있는 예술 작품들을 호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일단 로비에 들어서면 왼편에 이왈종 화백의 따스하고 화사한 두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이 화백의 2004년 작 ‘아름다운 메이필드’와 우리 고유의 정서가 깊이 담긴 소박하고 순수한 목조 작품 ‘제주생활의 중도’이다.이 화백은 1990년부터 서귀포에 거주하면서 한지를 여러 겹 발라 두툼한 질감과 입체감, 그리고 화사한 색채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했다. 밝고 화사한 색채가 주는 생명감은 현실의 건조함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을 넘나들게 한다.‘세상 만물은 평등하다’라는 중도의 철학이 담긴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 화백은 호텔의 자연과 어우러진 전경을 감상한 뒤 제주도에 돌아가 ‘아름다운 메이필드’를 작업했다. 호텔의 스위트룸에는 이 화백의 정감 어린 해학이 담긴 4점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호텔의 수려한 자연 경관이 주는 여유로움을 객실 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사계절 꽃이 피는 야외에는 박은선 작가의 ‘Condivisione 35’와 ‘Colonna infinita II’를 전시하고 있다. 봄 산책을 즐기며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박 작가는 동양인 최초로 조각 예술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의 명예시민증을 받은 세계적인 조각가이다. 대리석이라는 재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균형과 질서 속에 자연의 에너지와 우연의 효과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알려졌다.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동양과 서양, 고전과 모던, 균형과 불균형, 통제와 자율성 등이 대립항의 공존을 표현하는 박 작가의 작업은 유럽 미술계에서 서양 모더니즘의 추상 조각과는 차별화하는 동양적 추상 조각이라는 평으로 주목받고 있다.연회장 메이필드볼룸 갤러리에는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지에서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 화백의 ‘회귀’를 전시 중이다. 김 화백은 1973년부터 물방울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김 화백 작품 속 물방울은 물방울이 맺힌 표면, 지지대의 시대적 변화가 특히 눈 여겨 볼 만하다. 모두가 곧 사라질 듯한 찰나를 붙잡고 있는 물방울은 신문지, 모래, 나무판 등 다양한 재료에 표현해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천의 얼굴’을 드러낸다. 호텔에 전시하고 있는 김 화백의 작품은 천자문 위에 물방울을 그려내 동양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고, 메이필드볼룸의 세련된 웅장함에 기품을 더해준다.로얄마일 테라스에는 프랑스 출신의 유명 여성 조각가인 아마릴리스 바타유(Amaryllis Bataille)가 바다로부터 얻은 영감을 조각상으로 표현한 ‘아마메이필드’를 전시하고 있다. 이 조각상은 독일 자선재단에서 그의 작품 100개를 설치해 판매 수익금을 설치지역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고, 호텔도 그 뜻에 동참해 세계 13번째로 조각상을 설치했다.
예술과 호텔의 만남…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은 아트 큐레이션 플랫폼 오픈월(OEPN WALL)과 협업해 이달 30일까지 강민기 작가의 전시를 진행한다. 1층에 위치한 라운지 아츠(A’+Z)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호텔 내 공간을 통해 예술가들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방문객에게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강민기 작가의 작품들은 봄을 맞아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의 작품들은 고객들에게 설렘과 기분 전환을 선사하고 있다. 평면적 요소의 붓 터치가 아닌 3차원 입체적인 붓 터치 유닛을 작품에 붙여 나가며 입체적 회화를 구성하고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매 격월마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방침이다. 유명 작가부터 신예 작가의 작품까지,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지는 미술을 다양한 공간에서 선보인다는 목표다. 한국 전통의 색감을 현대적인 분위기와 예술로 재해석한 공간인 아츠와 오픈월의 만남은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제 구매로도 다수 이어지고 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미술…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미술 대중화 브랜드인 프린트베이커리(Print Bakery)와 손잡고 아트 컬렉션 전시 및 판매 공간인 오픈 갤러리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십 스토어는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 회사 서울옥션의 브랜드인 프린트베이커리와의 협업으로 성사됐다.
오픈 갤러리 공간인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연 3~4회에 걸쳐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장흥 가나아뜰리에 소속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고, 고객들이 편안하게 시각 예술, 설치, 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아트 콘텐츠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시 공간 옆에 마련된 아트샵에서는 판화, 포스터, 러그, 식기, 휴대폰 케이스 등 감각적인 일상을 완성해줄 아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프린트베이커리 워커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유리 아티스트’ 유충목의 기획전 ‘포메이션 오브 슈퍼포지션(Formation of Superposition)’이 전시 중이다. 5월 4일까지 운영하는 이번 전시에는 유충목 작가의 회화, 오브제 및 설치 작품 등 100여 점을 전시한다.
유충목 작가는 유리로 제작한 물방울 모양의 소재에 한국을 대표하는 단청과 오방색 수직과 수평 요소를 더해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작품의 특징인 영롱한 유리 물방울은 존재에 생명을 불어넣는 물의 성스러움과 유리의 잠재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숙객과 함께 예술 호흡…켄싱턴호텔 여의도
이랜드갤러리의 복합 문화공간 브랜드 아트로(ATRO)가 켄싱턴호텔 여의도의 갤러리에서 한국 미술 차세대 작가 허보리의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달 12일까지 켄싱턴호텔 여의도 1층에 위치한 아트로 갤러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랩소디 인 그린(Rhapsody in green)’을 주제로 현대인의 복잡다단한 삶 속의 생명력을 자연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한다.
호텔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투숙객에게 도슨트 서비스를 진행한다. 체크인 시 신청할 수 있으며, 체크인 다음 날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허보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인의 삶 속에서 마주치는 예고치 않은 긴장과 피할 수 없는 실존을 살아있음의 광시곡으로 표현했다. 현대인의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극히 개인적인 관점의 전투적 삶의 장면들을 자연의 모든 생명력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전시와 호캉스를 함께…플라자 호텔
플라자 호텔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제휴를 통해 미술에 대한 경험과 특급호텔에서의 휴식 체험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체크 인 아트(Check in ART) 패키지’를 5월 31일까지 선보인다. 패키지는 ‘데이(DAY)’와 ‘모닝(MORNING)’ 두 가지로 꾸렸다.
데이 상품을 선택할 경우 국립현대미술관 통합 초대권 2인과 호텔 디럭스 객실 1박, 국립현대미술관 에코백, 플라자 호텔 한정판 키링을 제공한다. 모닝 상품을 선택한 고객에게는 호텔 셰프가 구성한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에서의 조식 혜택 2인을 추가로 제공한다. 호텔 후문에 위치한 승하차장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 무료 아트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943621?lfrom=ba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