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과 날숨으로 겹쳐 쌓아가는 자연의 호흡
한 번 켰던 불씨를 떠올리며 매일 성냥을 긋다
양주 안상철미술관에서 6월18일까지
지난 5월 17일부터 경기도 양주에 소재한 안상철미술관에서 오숙환 작가의 개인전 ‘자연의 호흡(The Breath of Nature)’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자연이 주는 영감을 캔버스 위에 담아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의 호흡과 같은 모래무늬 수묵 추상화 23점을 통해 한 층 깊어진 목소리를 냈다. 작가에 따르면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 발견된다. 모래와 구름이 움직이는 모양대로 붓을 움직이자, 바람이 호흡하는 모습이 그림에 담겼다. ‘겹침’의 행위를 통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바람의 흔적이 남기는 깊이 있는 공간과 시간을 기록했다.  |
| 자연의 호흡1, 153×157cm, 한지에 먹, 2023 |
작가의 모래무늬를 이야기하자면 어느 새벽 한강변에서 시작되었다. 한강변에 지금처럼 방파제가 있지 않던 어느 옛날, 동이 튼 아침에 모래가 물결 모양대로 무늬 지어 있던 모습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이날 작가에게 자연스럽게 와닿은 일상적 아름다움은 이후 거대한 사막의 모래 무늬를 보겠다는 열망으로 번져, 결국 작가를 저 멀리 데스벨리까지 이끌었다고 고백한다. 캔버스 위에 켜켜이 쌓아올린 공기의 층과 같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도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작가는 데스밸리에 도착해서는 마치 바람이 모래를 손으로 들고 움직이는 듯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회상했다. 하늘과 땅 사이 커튼처럼 왔다갔다 하던 아지렁이를 향해 달려간 곳에서는 국소적으로 쏟아지던 비도 만났다. 작가에게 이러한 원초적인 자연의 신비는 당연히 화폭에 담을 만한 영감이 되었다.작가에게 바람이라는 것은 생명, 그리고 생명과 같은 신앙으로도 연결이 된다. 들숨과 날숨으로 살아내는 생명으로서, 앞으로도 작가에게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창조주가 만든 자연일 것이다. 작가에게 자연을 그리는 일은 너무나도 기쁘게, 완전한 순종으로 하나님한테 올려드리는 마음이다. 작가가 소망하는 바 있다면 어쩌면 자연의 호흡, 영감의 일부가 되는 물아일체의 순간이다. “어떤 때는 불쑥 그림이 나에게 나타날 때가 있다. 누군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두고, ‘언젠가 불을 한 번 켰다는 그 기억 때문에 젖은 성냥을 계속 그어대고 있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손이 움직이는 것을 구경하는 기분으로, 저절로 알 것만 같은 기분으로 그리는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순간을 기다린다. 그렇게 한번 불을 켰다는 기억 때문에 계속 그림을 그리며 그런 순간을 기다리는데 잘 오지 않는다.”한편, 오숙환 작가의 전시는 다가오는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안상철미술관에서는 연정 안상철 화백의 30주기를 맞이해 상반기 기획된 모든 전시를 대중에 무료로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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